뭉게뭉게 떠다니는 생각 잡기

[2024-04-16] 챗지피티와 공존하는 재미난 세상

눈 부시도록 빛나는 2024. 4. 16. 22:44

# 일하는게 즐거운 요즘

요새는 일이 참 재미있다.
내가 기획한 대로 개발자가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우리가 함께 논의한 것들이 실제 결과물로 나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하다.
그리고 기획한 것을 토대로 사용법과 개념들을 문서화하고,
그 문서들과 웹사이트가 일치하는지, 웹사이트는 기획대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QA 작업도 너무 재미있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와 기획 의도가 녹여져있는 결과물을 토대로 문서를 작성하는 일도 참 재미있다.
문서를 작성하는 동안에는 참 괴로웠다.
내가 남들보다 글을 잘 쓴다고 할 수 있는가? 내가 고민한 한 문장보다 더 빠르고 명쾌한 글을 써버리는 챗지피티 보다 더 못하다는 좌절감에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도 했었다.
조금 더 나은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남들에겐 별 거 아니어 볼 수 있을만한 작은 것들도 꽤 오랫동안 고민한 적도 많았다.
고민만 하다 한숨으로 마무리하거나, 명확한 결론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정말 내가 이 일을 계속 해도 될까란 생각도 문득문득 들었었다.
그런데 역시나,
고민을 많이 한 만큼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은 확실하다.
시간과 고민의 시간을 쏟아부을 수록 점점 더 나은 결과물이 보인다.
이 정도면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내놓을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에 애정이 점점 커지고, 조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자신감도 생기고, 그리고 내 역량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면서, 다가오는 발표가 마냥 두렵지 않다.
오히려 정식 배포 후에는 사내 대상으로 더 큰 발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 챗지피티는 내 친구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챗지피티를 무척이나 잘 활용했다.
개발하다 막히는 부분은 기본 개념부터 응용까지 꼬치꼬치 캐묻고,
배운 내용을 토대로 문서를 작성하고 검토까지 받았다.

지난 1-2년간, 내가 어려워했던 것들을 챗지피티가 많이 채워주었다.
글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더 쉽게 할 수 있을지,
한 사람 붇잡고 물어보고 싶은 거 다 물어보고 싶다,란 막연한 생각이 현실로 되었다.
나는 나의 무지함을 드러내지않고, 귀찮을까봐 망설이지 않고, 언제든지 그 어떤 질문이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인공지능의 급진적인 발전이 문득 무서웠다.
번역기가 내 일자리를 뺏어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여기까지 왔는데,
혹시 내 자리가 위태로워 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똑똑한 챗지피티를 내가 더 똑똑하게 사용할 수만 있다면 내가 기계한테 대체될 일은 없을 것이다.

단순한 작업과 검색을 챗지피티가 대신 해주는 만큼,
(아니 나보다 더 참신하고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지언정)
나는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챗지피티에게 일을 시키면 된다.
올 해 나의 목표가 다독, 다작, 다상량이었는데,
이 목표를 위해 끊임 없이 나가야 한다라는 당위성이 생겼다.

나는 챗지피티에 의해 대체되는 것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챗지피티와 공존하면서 더 나은 창작물을 만들어갈 생각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모여 새로운 기술을 공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하다.
일을 진행하는 방식, 실행하는 추진력, 세상을 보는 관점 등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 많다.
올해는 회사 밖에서 공부하는 모든 것들이 모두 흥미롭다.
해야 해서가 아니라,
정말 내가 원하고 재밌어서 하게 된다.
남은 한 해가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