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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고 싶어 떠난 여행 - 발리

2024-02-23 비치마다 다른 발리의 바다

by 눈 부시도록 빛나는 2024. 4. 1.

 
발리 한달 살기 계획에서 마지막 일주일은 미계획이었다. 

그러다가 택시를 쉐어하면서 함께 이야기했던 외국인이 추천해주었던 울루와뚜(uluwatu)를 알게되었고
석양을 보기 좋고 해변이 아름답다 하여 발리 남부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다.


발리 남부 해변 투어


발리 남부 투어를 하면서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비치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 비치들과 더불어 외국인을 통해 알게 된 해변까지 다 둘러보고 싶어 투어 기사님께 아래 해변을 다 들려달라고 했다.
 
pandawa bach > melasti beach > nayngnayng beach > uluwatu temple > padang padang beach
 
내가 예약한 투어는 10시간짜리 자유여행이기도 했고, 최대한 많은 바다를 구경하고 싶어 위 바다들을 다 구경시켜달라고 하였지만,
누군가 내게 물어본다면
각 바다마다 분위기와 바다빛이 다르니 선호하는 바다의 성격에 따라 한 두 개의 비치만 선택해서 방문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 판다와 비치 근처 절벽

 
사람들은 판다와 비치 가는 길에 보이는 절벽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알고보니 많이들 가는 절벽은 그 근처에 따로 있었지만, 나는 모르고 그보다 작은 절벽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크게 다르지 않아 사람이 없는 이 곳도 나쁘지 않았구나 싶다.

왼쪽으로 보이는 저 절벽이 우리가 사진을 찍었던 석회암 바위


가이드 아저씨가 생각보다 사진, 영상을 너무 잘 찍어서 영화를 한 편 찍어주셨다. 

 


알고보니 이는 해변 도로를 만들기 위해 석회암 바위를 뚫어서 만들어진 장관이었다.
판다와 비치를 방문한다면, 이곳에서 기념 사진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 판다와 비치

잔잔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썰물이었는지 물은 다 빠져나가 바위에 남은 게와 물고기들을 맨 눈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커피콩 모양의 집을 가진 소라게와 화려한 집을 가진 바다달팽이들, 외계인 같이 생긴 문어인지 불가사리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까지.. 우리는 처음 보는 바다 생물을 구경하느라 그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우리는 썰물 때 방문해서 달팽이 밖에 보지 못했지만 왠지 물고기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밀물 때에 맞춰 방문해야지.

 


 

# 멜라스티 비치

물이 너무 잔잔해서 수영하기 좋았던 멜라스티 비치-
가이드 아저씨가 메인 비치 대신 그 왼쪽에 있는 조용한 비치를 안내해 주었다.



물고기는 없었고,  바닥은 고운 모래라 맨발로 수영하기 좋았다.
파도가 거의 없는 얌전한 바다라 조용한 곳에서 아이랑 수영하고 싶어하는 가족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관광객은 거의 없고, 현지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수영을 하러 오거나 가족들끼리 가볍게 놀러나온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수영을 마치고 멜라스티 메인 비치로 나오니 관광객들로 붐비었다.
많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차와 사진을 찍는 이들로 복잡했다.
음, 이곳보다는 우리가 있었던 곳이 더 낫군.
 
늦은 오후의 멜라스티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다양한 비치를 구경하던 우리에게 이 때는 감흥이 약하게 다가왔다.
 


# 냥냥 비치

가이드 아저씨도 냥냥 비치는 처음 가본다 했다.
이곳은 울루와뚜를 추천해준 외국인이 알려줘서 갔던 곳인데, 생각보다 볼 것은 없었다.
이 곳은 가파르게 언덕이 져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걸어내려갔는데, 내려가다 보니 점점 경사가 가파르지더니,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 곳을 다시 거슬러 올라와야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중간쯤 가다가 다시 올라왔다.
알고보니 다들 비치 입구에서 오토바이를 대여해 내려오더라.
이 곳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많이들 오는 것 같았다.
거친 파도 위로 패러글라이더들이 바람에 넘실대고 있었다.
이 곳은 우리 가족과는 맞지 않는 곳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은 젊은 친구들이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  울루와뚜 절벽 사원

 
해 질 무렵 도착한 울루와뚜 절벽 -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절벽과 바다, 그리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하늘이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왼 편에 케챡댄스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보인다

 
사원의 규칙에 따라 원래는 샤룽을 입어야 하지만,
다리가 보이는 반바지를 입은 관광객들은 이렇게 천을 빌려준다.
긴 바지나 긴 치마를 입은 여성은 허리띠만으로도 충분하다. 


 원숭이들이 휴대폰을 포함해서 소지품들을 훔쳐간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 우리는 휴대폰을 아예 꺼낼 생각도 못했다.
이 곳을 돌아다니는 중에 원숭이가 선글라스를 부시고 있는 모습,
선크림을 망가뜨리고 있는 모습,
그리고 아이폰을 훔쳐 달아나 소리를 지르는 관광객들을 실제로 목격했다.
 
몽키포레스트 원숭이들은 순한 편이었구나-
 


# 슬로반 비치


슬로반 비치는 유명한 싱글핀 바&레스토랑에서 계단으로 꽤 내려가야 만날 수 있다.
처음 마주하는 광경은 동굴 같은 절벽과 절벽과 동굴 사이 사이로 들어 닥치는 거센 파도였다.
바다에서 신나게 서핑을 즐기고 돌아온 이들도 헤엄쳐 들어오기 버거워보였다.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한 때는 밀물 때였던 것이다.
이 때는 아이들은 수영하기 위험하여 사진 찍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다.
모래에 매트를 깔고 앉아있으려고 챙겨갔음에도 불시에 들이닥치는 파도가 어디까지 덮칠지 몰랐다.
갑작스런 파도에 이미 펼쳐진 매트를 철수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중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가기 전 꼭 tides time chart를 꼭 보고 가야한다.
https://tideking.com/Indonesia/Bali/Pantai-Suluban/
 
:

아이와 내려갔던 시각이 밀물 때여서 썰물 때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밀물 때와는 다르게 파도로 가득차 보이지 않았던 동굴들이 드러났다.
다른 사람들을 쫓아 들어가보았더니 넓고 넓은 슬로반 비치가 펼쳐졌다.
 


물이 빠지기 시작하니 얕은 물에서도 예쁜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물이 빠져나가 더 멀리가야했던 서퍼들을 앞에 두고
우리는 해변가에서 다 죽어가는 작은 파도들에 몸을 맡긴채 서퍼들의 즐거움을 간접적이라도 체험해 본다.
이 맛에 서핑을 하는 것일까 하며 잠시나마 서퍼들의 쾌감을 맛본다. 

 



 
 
물이 점점 빠져나가면서 허리까지 오던 물이 무릎까지 오게되면서 나는 더 깊었던은 바다까지 부담없이 들어가 스노쿨링을 할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서로 잡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는게 한 편의 영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물이 더 빠져나가면서 혹시라도 내가 산호들을 밟을까 걱정되어 발로 땅을 짚는 대신 해초나 땅을 잡아 헤엄을 치는 때가 된다.
이 때는 '전설속의 누군가처럼'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인어가 된 느낌이다. 
 
바닷속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어 스노쿨링 장밖으로 허밍 소리가 빠져나간다.
아이는 힘들다고 이제 그만하자고 하는데, 오히려 내가 아이에게 한번만 한번만 더 졸라대며 바닷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기 바쁘다.
 

 
아이와 다시 방문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판다와 비치와 슬로반 비치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
스노쿨링을 좋아하는 이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이 두 비치를 추천한다.

 
슬로반 비치의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하여 '싱글핀'이라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식당과 같이 운영하는 리조트가 바로 우리의 숙소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체크인을 하고 여유롭게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아쉽게도 석양은 놓쳤다.

발리의 석양이 아름답다곤 하지만 난 한달 동안 제대로 된 석양을 본 적이 없다.
늘 해가 질무렵 구름이 많이 꼈거나, 석양 시간을 놓쳤거나-
꼭 한 번 구름에 가리지 않은 온통 노란 빛인 하늘에 잠겨보고 싶다.

 


 

 
남부 투어에서 가장 좋았던 비치는?
개인적으로 울루와뚜 비치가 가장 좋았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도 완벽에 가까웠다.
석양, 인피니트 풀, 그리고 5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가격까지-


 
남부에 있는 바다에서 어디를 갈지 모른다면 아래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서핑을 하고 싶다면? 슬로반 비치
  •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면? 냥냥 비치
  • 예쁜 물고기와 스노쿨링을 하고 싶다면? 슬로반 비치, 판다와 비치